레드루크(Red Rook)의 일기
얼마 동안, 레드루크에 가담하려는 결심은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현명한 판단이라 생각해 왔다.
모험적인 인생을 꿈꾸지 않는 농민의 딸이 과연 있을까?
그리고 나는 원인과 목적을 가지고 시작한 것이다.
이 땅에서의 소동이 내 삶을 조각내었고, 가족은 절망적인 곤란함에 빠졌다.
가족에게는 나를 돌봐 줄 여유도 없었고, 혼자서 여섯 명의 형제자매를 돌봐야만 했다.
그래서 당시 집에서 입었던 옷차림 그대로, 어머니의 녹슬고 오래된 검 이외에는 아무것도
지니지 않고 레드루크를 찾으러 나섰다.
난 레드루크의 소문은 익히 듣고 있었다.
그들은 이 땅에서 살고 있는 서민들의 생활을 옭죄는 높은 자리의 힘 있는 귀족에게 지칠대로 지쳐있었던,
덫사냥꾼이나 나와 같은 농민이었다고 한다.
그들은 단결하여 갑부로부터 훔친 돈을 가난한 자들에게 주었다고 한다.
적어도 내가 들은 소문으로는 말이다.
그들에게 가담해서 활동과 목적이 있는 인생을 살기를 너무나도 기다려왔다.
레드루크의 일원으로서 가담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고, 그들은 계곡에서 나를 열렬히 환영해 주었다.
제복을 받고나서는 긍지와 함께 뭔가 모를 부끄러움이 공존해왔다.
레드루크의 지도자는 자신이 군인처럼 보이기를 바라고 있었던 것 같지만,
그러한 대담함이 돋보이는 방법으로 자신의 존재를 선전하는 것이 과연 좋은 생각인지는 나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연륜 있고 경험이 풍부한 사람을 내가 과연 비판할 수나 있을까?
얼마동안은 모든 것이 잘 되었다.
훔칠 때는 어느 누구로부터 무엇이든 훔쳤고, 훔친 물건은 모조리 우리들 손으로 들어왔다.
그렇다고는 해도 나는 레드루크에서 높이 평가받는 일원이었으며, 그들에게서 우정이 느꼈다.
특히 카라와 모린 사이에서 말이다.
우리는 서로 떨어질 수가 없었다!
모든 것이 잘 된 것처럼 보였던 때에도, 고귀한 산적이 되려는 농민 집단을 넘어 그 이면에는
불길한 뭔가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들기 시작했다.
어느 날, 리더가 블랫손의 광신자들을 만나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 나의 의혹은 확실해졌다.
광신자와의 동맹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저런 걸 위해서 나는 레드루크에 들어온 것이 아니다.
아주 잠깐의 즐거움과, 금화를 번 것 밖에 없는데.
글래넘브라가 파괴되고, 썩어버린 나무와 풀로 덮일 모습은 상상하기도 싫다.
지금 당장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다.
카라와 모린에게 말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아마 알고 있겠지.
레드루크는 탐리엘 대륙의 북서부에 위치한 글레넘브라의 귀퉁이에 자리잡고 있는 산적 집단입니다.
오늘 모험기에서 레드루크와 관련된 일지를 다루었습니다.
겉보기에는 홍길동같이 의로운 산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른가 보군요.
번역:햄스터포포
출처:작중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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